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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칼럼 ]

[ 엘 마드리갈이 되었던 것에는 이유가 없었다. ]

필자가 비야레알 팬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원클럽맨 브루노 소리아노

I. 서론

 

축구를 좋아하는 모두에게는 정말 본인이 진심으로 응원하는 팀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어릴 적부터 축구라는 스포츠에 접했던 나로서는 응원팀이 생긴다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이기도 했다. 남들이 응원하는 팀들의 정보는 이미 방대했고, 남들이 응원하는 팀들을 응원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 강팀충 " 같아보여 꺼려졌다.

 

나는 비야레알이라는 팀을 알기 이전 과거에는 맨체스터 시티를 정말 진심으로 응원했었다. 정이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솔직하게 말하면 " 내가 이 팀을 더 이상 응원하지 않아도, 한국에도 이 팀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사실 관둔 것이나 똑같다.

 

잡 얘기가 길었다. 난 엘 마드리갈, 비야레알 CF의 팬이다. 응원하게 된 이유는 기억난다고 말할 수 없다. 

 

사실 남들이 나에게 " 비야레알 같은 변방 팀을 왜 응원해, 레알 마드리드나 FC 바르셀로나 같은 강팀을 응원하는 게 맞지 않겠어? "라고 물을 때 역시도 나는 "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해? "라는 말로 받아쳤고, 그들은 날 어리석다는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래도 어찌한가, 한 번 응원한 팀이 있다면 그 팀을 버리는 행동은 더 어리석어 보였다.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가 말하길, " 신사는 숙녀가 원할 때 떠나지 않는다. " 고 한다. 비야레알이라는 팀을 원해서 응원했다기 보단, 이 팀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이었다.

 

 

비야레알의 첫 번째 유럽 대항전 우승, 이 때처럼 기쁜 일은 이 일이 일어난 후 내년이였다.

II. 본론 

 

내가 응원하는 팀이 생겼다면, 그 팀의 문화와 팬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감독과 선수에게 눈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먼저 선수 감독 구성 당시 내가 비야레알을 처음 응원했을 때는 하비에르 카예하 감독이 재부임하여 다시 팀을 이끌고 있을 당시였다. 

 

그때 비야레알은 사실상 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비야레알의 상징적 7번인 제라르 모레노의 활약과 지금까지 현역이지만, 그래도 메이저 1부 무대에서 사실상 라스트 댄스를 추던 산티 카솔라의 활약이 주요했다.

 

하지만 난 이들에게 눈이 가지 않았다. 서론에서 말했다시피, 남들 역시도 응원해 줄 수 있는 선수는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 난 이 팀의 문화와 팬들을 사랑하려 하였기에, 이 팀이 사랑해 주는 선수를 원했던 것 같다. 그 선수가 비야레알의 원클럽맨이었던 마리오 가스파르와 비야레알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 반열에 낄 수 있는 브루노 소리아노가 이 팀의 팬이 되어 줄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둘은 한국에서 크게 알려진 선수들은 아니었기에 나에게 메리트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이 팀과 팬 모두가 사랑하는 두 선수였기에 더 빠져들게 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사실, 온전하게 비야레알 팬으로 자리 잡은 것은 먹튀긴 했지만, 파코 알카세르와 그래도 긍정적인 활약을 가끔가다 보여주었던 카를로스 바카의 좋은 활약 덕이기도 하다. 파코 알카세르는 리그에서만 좋은 활약을, 카를로스 바카는 제라르 모레노와 같이 유로파리그와 리그 양 측면에서 좋은 조커 역할을 해준 선수였다. 

제대로 이 팀에 스며들 수 있던 이유

앞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준 선수들도 좋지만, 난 비야레알의 현지 팬들에게 정말 큰 박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야레알의 현지 팬들은 패배에 있어서도 박수를 주고, 비야레알을 꺾은 팀에게도 박수를 주는 대인배적인 영향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인다면 자기 객관화가 정말 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 사진 역시도 비야레알이 보여준 언더독의 낭만 시즌인 21-22 UEFA 챔피언스리그의 사진이다. 비야레알은 21-22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예선부터 언더독의 포지션이었다. 아탈란타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조별예선에 걸린 비야레알은 언더독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비야레알은 조 2위로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했다.

 

사실, 난 이때 좌절했다. 챔피언스리그에 늘 약했던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당시 비야레알 감독인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었지만 유로파리그의 황제였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비야레알이 우승컵 하나 더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듯, 비야레알은 16강전 유벤투스를 3-0이라는 스코어로 대파하며 진출했고, 8강 바이에른 뮌헨전에는 헤모니오 루이의 선방쇼와 정신력, 역습 한방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꺾어냈고, 4강 리버풀전에는 1차전 2-0으로 패배했지만, 2차전에 먼저 세트스코어 2-2를 만들었지만 정신력 부족으로 내리 3골을 실점하며 4강에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짐을 싸야만 했다.

 

비야레알은 아르나우트 단주마와 당시 임대생이던 죠반니 로 셀소의 대활약, 그리고 아센호 골키퍼를 밀어내고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차지한 헤모니오 루이 골키퍼의 활약 덕에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에 올라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래서 빠졌던 것 같다. 이 팀은 내 예상을 벗어나는 팀이었다. 유로파리그 우승도, 사실 어려워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선수 구성이 좋은 팀도 아니었고, 지금은 훌륭한 감독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우나이 에메리 감독도 사실 정말 비야레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아쉬운 팀으로 자리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애매한 팀 그 자체였지만, 이곳까지 자리해 준 것이 너무나 고마워 이 팀의 팬이 안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III. 결론

 

이유 없는 사랑이었다.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변수의 팀, 위치 자체가 어디여도 이상하지 않을 변화무쌍한 팀이다. 남들의 시선이 부정적이어도 어떠한가, 내가 이 팀을 부정적으로 평가해도 어떠한가, 이 팀이 내리막길을 걸어도 어떠한가. 이 팀을 응원하게 된 이상 이 사랑에는 후회가 없어야 한다.

 

내가 이 팀에게 감정을 썼고, 돈을 썼다면, 이 팀 역시도 나에게 감정을 줄 것이고, 사랑을 줄 것이다.

 

그것이 응원하는 팀이 팬에게 해줄 수 있는 보상이다. 정말 이유 없는 사랑이다.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사랑에 후회는 있었는가?

 

 

 글 : 박영빈

 문의 : ( piao00999@naver.com )